9월 셋째~넷째 주 사이 나온 증권사·리서치 자료를 모아 보니, 업종은 제각각이어도 결국 하나의 변수로 수렴했다. 바로 금리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9월 22일 4.96%에서 9월 28일 5.24%까지 뛰자 같은 날 삼성전자(-5.43%)와 SK하이닉스(-5.05%)가 급락했고, 코스피는 이후 9월 29일(-0.27%), 9월 30일(-0.48%)까지 나흘째 밀리며 6,838선까지 내려왔다. 같은 기간 코스닥은 오히려 강세를 보여 9월 30일 855.91(+0.72%)로 마감했고, SK하이닉스도 이날 장중 2.86% 반등했다.
이 글은 9월 4일~22일 사이 발간된 증권사·리서치 자료 12건을 9월 30일 기준으로 다시 확인하고 보강해 정리했다. 큰 흐름은 이렇다. AI 모델 경쟁(앤트로픽)이 인프라 수요를 만들고, 그 수요가 메모리 공급 부족을 낳고, 이는 다시 반도체 장비(전공정→후공정) 발주로 번지며, 여기에 전력·로봇·소비(K-뷰티)·물류(항공)까지 연쇄적으로 얽혀 있다. 순서대로 짚는다.
앤트로픽 IPO, 왜 AI 투자 열기의 시험대로 불리나?
AI 모델 회사의 첫 대형 상장이 다가오지만, 매출 성장 속도는 둔화되고 손실 규모는 막대하다는 점이 함께 드러났다.
앤트로픽은 2026년 6월 1일 비공개로 상장신청서(S-1)를 냈고, 목표 시가총액은 2조 달러 이상으로 거론된다. 연환산 매출(ARR)은 2025년 말 90억 달러에서 올해 7월 650억 달러까지 불어났지만, 증가율은 직전 57%에서 38%로 둔화됐다. KB증권은 이 정도 P/S(시가총액÷매출, 약 30배)가 AI 업종 안에서는 이례적이지 않다고 봤다.
확인 결과 로이터가 9월 28일 입수한 투자설명서에는 2025년 매출 약 46억 달러, 순손실 약 46억 달러가 아니라 순손실 약 420억 달러, 인프라 약정 5,180억 달러가 담겨 있었다. 2분기 매출은 115억 달러로 조정 영업이익은 흑자였다. 상장 시점은 애초 KB증권이 전제했던 9~10월보다 밀려, 11월 3일 미국 중간선거 전후로 거론되고 있다.
교보증권은 "반도체 회사의 매출은 결국 빅테크가 나중에 회수해야 할 투자비"라며 두 얼굴을 나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인프라 약정 5,180억 달러(이 중 아마존 몫만 1,000억 달러 이상)는 반도체 수요의 근거로 쓰이지만, 순손실 420억 달러는 "이 돈을 계속 댈 수 있나"라는 반대 논리의 근거로도 쓰인다. 같은 숫자가 양쪽 주장에 다 동원되는 셈이다.
상장이 흥행하면 KB증권은 단기적으로 중립적이라고 봤다(AI 투자 우려는 줄지만 수급이 앤트로픽 쪽으로 쏠릴 수 있어서다). 흥행이 부진하면 단기적으로 부정적이며, 클라우드·메모리로 우려가 번질 수 있다고 봤다. 실제로 스페이스X 상장 이후 한 달간 국내 투자자의 미국주식 순매수 대부분이 스페이스X 한 종목에 쏠렸다는 통계도 있어, 앤트로픽도 비슷하게 자금을 빨아들일 가능성이 거론된다.
코스피에서는 SK텔레콤이 앤트로픽 소수 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지며 대표 수혜주로 거론되고(연초 대비 +92.8%),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한국에서 AI에 직접 노출된 사실상 유일한 대형주로 흥행 여부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다. KB증권은 수급이 앤트로픽으로 쏠릴 때 대응할 업종으로 에너지·소재·운송·배터리·금융(대한항공·HMM·S-Oil·신한지주 등, "투자의견 아님"이라고 명시)을 제시했다. 코스닥에서는 이오테크닉스·ISC·리노공업·주성엔지니어링 같은 반도체 후방 종목이 흥행 부진 시 우려가 전이될 수 있는 쪽으로 꼽힌다.
메모리 가격은 왜 계속 최고가를 새로 쓰면서도 불안한가?
메모리 가격은 사상 최고 수준이지만 오르는 속도 자체는 느려지고 있어, 10월 초 실적 발표가 "공급 부족이 이어지는지"를 가리는 시험대가 됐다.
| DDR4 8Gb 고정거래가 | 25.00달러(1년 전 5.70달러) | ▲4.17% |
| NAND 128Gb 고정거래가 | 30.48달러 | ▲1.42% |
| DRAM 상승률 흐름 | 7월 +14.29% → 8월 +4.17% | 둔화 |
|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 | 삼성 약 110~112조 / 하이닉스 약 78조 원 | 9월 초보다 상향 |
대신증권은 공급 부족이 이어질 근거로 두 가지를 들었다. 하나는 수요가 넘친다는 점이다. 한 고객이 2028년 HBM으로 요구한 물량이 2026년 전 세계 HBM 출하 추정치보다 많다고 알려졌다. 다른 하나는 생산을 늘릴 여력이 작다는 점이다. HBM은 같은 용량을 만드는 데 웨이퍼가 훨씬 많이 들고, 새 공장 완공은 2027년 이후이기 때문이다. 장기공급계약(가격 하한을 미리 정해 두는 5년 안팎 계약)이 하방을 받쳐 준다는 점도 근거로 제시됐다.
반대 논리도 있다. 공급이 부족할 때 고객이 실제보다 수요를 부풀려 말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은 대신증권도 인정했다. 9월 28일 급락의 배경으로는 미 국채금리 상승 외에 오라클의 데이터센터 지연 보도, SK하이닉스 자회사 솔리다임의 미국 상장설(회사는 확인하지 않음)이 함께 거론됐다.
코스피에서는 SK하이닉스(HBM4 출하 본격화, 40조 원 자사주 매입 진행 중)와 삼성전자(3분기 잠정실적 10월 8일 발표 예정), 한미반도체(HBM을 쌓는 TC본더 1위)가 핵심이다. 코스닥에서는 원익IPS·테스·유진테크·주성엔지니어링(증착 장비), 테크윙·ISC(HBM 테스트 장비)가 메모리 증설의 다음 수혜 구간으로 거론된다.
[오늘의 공부] '수주잔고'는 왜 미래 매출의 예고편이라 불리나?
수주잔고는 주문은 받았지만 아직 납품하지 않아 매출로 잡히지 않은 금액이다.
식당 예약을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이번 주말 예약이 꽉 찼다"는 말은 오늘 계산대에 찍힌 매출이 아니라, 앞으로 며칠 안에 들어올 돈을 미리 보여 주는 숫자다. 반도체 장비회사의 수주잔고도 마찬가지다. 고객사가 장비를 주문했지만 아직 공장에 설치·검수가 끝나지 않았다면, 그 금액은 수주잔고로 쌓여 있다가 나중에 매출로 넘어온다.
다만 예약 손님이 실제로 오지 않고 취소할 수 있듯, 수주잔고도 매출로 이어지기까지 시차와 불확실성이 있다. 실제로 오늘 다룬 자료에서 반도체 증착장비 4개사의 수주잔고는 올해 6월 말 기준 전 분기 대비 64% 늘었지만, 같은 기간 주가는 오히려 30% 빠졌다. 신한투자증권은 과거 패턴상 수주잔고가 최대치를 찍은 뒤 2개 분기 지나야 매출도 최대치를 찍었다며, 지금의 수주잔고 증가를 저가 매수 기회로 해석했다.
반도체 장비, 4분기 발주 전망에 'Terafab'이라는 변수가 더해졌다
메모리 증설에 따른 장비 발주는 4분기에 몰릴 것이라는 전망에, 테슬라·스페이스X가 반도체를 직접 만드는 초대형 공장 'Terafab' 계획까지 더해졌다.
신한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 용인 1공장(2027년 2월)과 삼성 평택 P5(2027년 5월) 완공 일정을 거꾸로 계산하면, 장비 발주가 올해 4분기에 집중될 것으로 봤다. 실제로 2026년 삼성·하이닉스의 월 웨이퍼 투입량은 2027년까지 약 57% 늘어날 계획이다. 시장 조사기관 SEMI는 2026년 전공정 장비 시장을 전년 대비 23.1% 늘어난 1,439억 달러로, 이 중 D램 장비만 39.0% 늘어난 388억 달러로 전망했다.
여기에 삼성증권은 테슬라·스페이스X가 미국 텍사스에 짓겠다고 밝힌 반도체 공장 'Terafab'(투자 규모 550억~1,190억 달러, 1단계 2028년 완공 목표)을 "기존 반도체 회사의 경쟁자가 아니라 반도체가 부족하다는 증거"로 해석했다. 공장을 짓는 2~3년 동안은 머스크 쪽도 기존 공급망에서 칩을 사야 하므로, 오히려 단기 공급 부족이 심해진다는 논리다. Terafab은 초기에 인텔의 14A 공정을 쓸 예정이라, 인텔 공장에서 이미 검증받은 장비 업체가 유리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1차 효과는 장비 발주 증가고, 2차 효과는 부품·소모품 업체로의 확산이다. 다만 반대 조건도 있다. Terafab의 투자 범위 자체가 매우 넓어 불확실성이 크고, 스페이스X는 30일 통지만으로 부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조항을 갖고 있다. 9월 23일에는 텍사스 주지사가 신규 데이터센터 인허가를 잠정 중단하는 일까지 있었는데, 이것이 Terafab에도 적용되는지는 10월 19일 감사 보고에서 가려진다.
코스피에서는 장비를 구매하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장비주인 한미반도체가 관련된다. 코스닥에서는 원익IPS(신한 Top Pick), HPSP(고압 수소로 웨이퍼 결함을 줄이는 장비를 사실상 독점, 9월 30일 62,900원까지 올라 삼성증권 목표가 65,000원에 근접), 피에스케이(감광액 제거 1위, 인텔에도 장비를 대는 몇 안 되는 국내 업체), 파크시스템스(원자현미경 계측 1위), 이오테크닉스, 테스·유진테크·주성엔지니어링·브이엠이 거론된다.
칩을 만드는 것보다 '이어 붙이는 것'이 왜 병목이 됐나?
회로를 더 가늘게 그리는 방식이 한계에 가까워지면서, 여러 칩을 하나의 패키지 안에서 얼마나 빠르게 연결하느냐가 성능을 좌우하게 됐다.
한화투자증권은 TSMC의 2026년 설비투자 계획이 520억~560억 달러에서 600억~640억 달러로, 세계 1위 패키징·테스트 업체 ASE의 설비투자도 85억 달러에서 약 105억 달러로 상향됐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HBM4에서는 데이터가 오가는 통로(인터페이스)가 1,024비트에서 2,048비트로 두 배 늘고 더 높이 쌓이는데, 이 때문에 공정 난도와 장비 단가가 함께 오른다.
다만 SEMI 전망을 보면 후공정 안에서도 온도차가 있다. 2026년 테스트 장비 시장은 31.0% 성장이 예상되지만, 조립·패키징 장비는 9.6% 성장에 그친다. 즉 "후공정 전체"보다 테스트 장비와 HBM 전용 장비(칩을 쌓는 TC본더 등)로 수혜가 좁혀질 수 있다는 뜻이다. 차세대 접합 방식인 하이브리드 본딩(땜납 없이 구리 면끼리 직접 붙이는 기술)은 표면을 원자 단위로 평평하게 만들어야 해서 기술 난도가 크다.
코스피에서는 한미반도체(9월 28일 태국 UTAC에 78.7억 원 규모 장비 공급 계약 공시)와, FC-BGA 기판을 만드는 삼성전기·대덕전자가 관련된다. 코스닥에서는 테크윙(HBM 테스트 핸들러), ISC·리노공업(테스트 소켓, 테스트 장비 31% 성장의 직접 수혜 구간), 이오테크닉스(레이저 다이싱), 하나마이크론(패키징 외주)이 거론된다.
AI 데이터센터의 '1TW 컴퓨팅' 목표는 전력·소재주와 어떻게 연결되나?
Terafab이 스스로 내건 목표가 '1TW(1조 와트) 컴퓨팅'이라는 전력 단위로 표현됐다는 점 자체가, AI 투자와 전력 수요가 이미 한 몸이 됐다는 것을 보여준다.
다만 이 섹터는 오늘 다룬 자료 안에서 세미나·텔레그램 메모 수준의 내용이 많아, 확실하게 확인된 사실 위주로만 짚는다. 확인된 것은 미국이 232조에 따른 폴리실리콘 관세 15%와 최저수입가격(킬로그램당 21달러)을 12월 4일부터 시행한다는 점이다. 비중국산 폴리실리콘 가격을 지지하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료에 따르면 삼성SDI는 미국 에너지저장장치(ESS)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계획을 갖고 있고, OCI홀딩스는 폴리실리콘 장기 판매 계약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반도체 팹·AI 데이터센터·원전 관련 수혜가 예상되는 현대건설·삼성E&A·삼성물산·GS건설)과 철강(3분기는 영업일수 감소로 실적 기대가 낮다는 평가) 관련 메모도 있었지만, 구체적 수치의 출처가 약해 이번 정리에서는 방향성만 소개한다.
휴머노이드 대신 로보택시? Physical AI 투자의 무게중심이 옮겨가는 이유
당장 돈이 되는 쪽은 휴머노이드보다 로보택시라는 주장이 나왔고, 핸들과 페달이 없는 차에 반드시 필요한 부품이 국내 연결고리로 꼽혔다.
한화투자증권은 로보택시가 먼저 돈이 되는 이유로 세 가지를 들었다. 개인 차는 하루의 5~10%만 달리지만 로보택시는 약 90%를 달려 차 한 대가 버는 돈이 훨씬 크고, 정해진 구역(지오펜스) 안에서만 달려 통제가 쉬우며, 운행 범위가 정해져 있어 사고 책임을 가리기도 쉽다는 것이다. 실제로 구글 웨이모는 약 4,000대로 15개 도시에서 주 50만 건의 유료 운행을 하고 있다(9월 24일 기준).
사람이 운전하지 않는 차는 핸들·브레이크를 기계 대신 전기 신호로 움직여야 한다(X-by-Wire). 고장이 나면 안 되므로 이중으로 만들어야 해서 부품 가치가 오르고 대체하기도 어렵다는 게 한화의 논리다. HL만도는 상반기에만 5.8조 원(전장 부문이 71%)을 수주했다.
반대 논리도 뚜렷하다. 한화 스스로도 2035년 로보택시 시장의 가치 중 부품이 차지하는 몫은 3%에 불과하고(AI 주행 솔루션이 55%) 계산했다. 테슬라 Cybercab에 대한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의 안전기준 적용 제외 조사(9월 4일 착수)는 핸들 없는 차의 법적 지위와 직결되는 문제인데, 한화 자료에는 이 조사 내용이 반영되지 않았다. 현대모비스 목표주가의 약 22%는 로봇업체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가치인데, 한화는 이를 993억 달러로 계산한 반면 일부 언론은 "30조 원 이상"으로 적어 가정 차이가 매우 크다. 실제로 현대모비스(9월 10일 415,500원 → 9월 29일 367,000원, -11.7%)와 HL만도(-8.8%)는 자료 발간 이후 오히려 하락했다.
코스피에서는 HL만도(한화가 꼽은 로보택시 핵심 종목)와 현대모비스(전자식 브레이크·조향과 로봇 액추에이터, 보스턴다이내믹스 간접 지분), 현대차·기아, 두산로보틱스가 관련된다. 코스닥에서는 레인보우로보틱스(휴머노이드 플랫폼), 에스피지·로보티즈(로봇 감속기·액추에이터)가 거론된다.
농기계 회사 대동기어는 왜 '전기차 부품주'로 다시 불리나?
농기계 기어를 만들던 회사가 현대차그룹 전기차 부품 회사로 바뀌는 중이지만, 수주잔고에 비해 이익은 아직 작고 재무 여유도 넉넉지 않다.
한국IR협의회 자료에 따르면 대동기어의 수주잔고는 2026년 5월 기준 누적 약 1조 8,644억 원으로,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이 현대차그룹 물량이다. 상반기에만 현대트랜시스 EV 감속기 부품(1,385억 원) 등 2,628억 원을 새로 수주했다. 반면 유상증자는 애초 800억 원 계획에서 555억 원, 최종 403억 원(발행가 6,980원)까지 줄어든 끝에 마무리됐다. 한국IR협의회는 2026년 영업이익을 49억 원, 2027년은 94억 원으로 추정했다.
기어 단품을 파는 것과, 여러 부품을 조립한 "모듈"을 파는 것은 다르다. 모듈은 한 대당 매출과 마진이 크고 차종이 단종될 때까지 수년간 매출이 이어진다. 대동기어는 2026년 처음으로 자동차 매출이 농기계 매출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자동차 비중이 커질수록 완성차의 납품단가 인하 압력에 노출되고, 재무 여유도 크지 않다는 점은 반대 변수다. 유상증자 규모가 절반으로 줄어든 것은 시장이 성장 계획의 실현 가능성을 다소 의심했다는 신호로도 읽을 수 있다.
코스피에서는 모회사이자 최대 고객인 대동, 최종 완성차인 현대차·기아가 관련된다. 코스닥에서는 대동기어 자신이 핵심이며, 3분기부터 로봇 관절용 감속기 연구도 시작해 앞서 다룬 로봇 부품 테마와도 연결된다.
AI가 쇼핑을 대신하는 시대, K-뷰티는 왜 유리한 위치에 있나?
AI 비서가 상품을 찾고 비교하고 결제하는 일을 대신하기 시작했지만, '사고 싶게 만드는 일'은 여전히 사람(인플루언서)의 몫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월마트는 AI 쇼핑비서 '스파키'를 쓴 고객의 주문 금액이 약 35% 늘었다고 밝혔고, 최근 분기 매출도 5.9% 늘며 연간 가이던스를 상향했다. 국내에서는 에이피알의 2분기 매출이 7,675억 원(전년 대비 134% 증가), 영업이익은 1,906억 원(영업이익률 24.8%)으로 북미(264.6% 증가)와 유럽(380.3% 증가)이 특히 견조했다. 달바글로벌도 2분기 매출 1,869억 원(45.6% 증가), 영업이익 472억 원(61.6% 증가)을 기록했다.
LS증권은 앞으로의 쇼핑을 3단계 분업으로 설명했다. 인플루언서가 사고 싶은 마음을 만들고, AI가 조건에 맞는 후보를 추려 주며, 리뷰와 커뮤니티가 검증하는 구조라는 것이다. AI는 판매량·리뷰·검색량처럼 비교 가능한 데이터로 상품을 추천하기 때문에, SNS로 사람의 마음을 끌면서 동시에 이런 데이터를 많이 쌓은 브랜드가 AI 추천 목록 상위에 오르기 쉽다.
1차 효과는 브랜드 자체의 해외 확장이고, 2차 효과는 제조를 맡는 ODM(한국콜마·코스맥스) 업체로 수요가 번지는 것이다. 미국 오프라인 매장 입점이 늘면 초기 재고 주문이 한꺼번에 몰려 ODM 매출이 먼저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다만 원화 강세는 해외 매출을 원화로 환산한 금액을 줄이는 반대 방향 변수이고, LS증권 스스로도 반복 구매하는 생필품과 달리 취향이 중요한 뷰티 제품은 AI 자동 구매가 퍼지는 속도가 느릴 수 있다고 인정했다.
코스피에서는 에이피알, 달바글로벌, 제조를 맡는 한국콜마·코스맥스, 국내 쇼핑 AI를 이끄는 NAVER가 관련된다. 코스닥에서는 K-뷰티 해외 유통 플랫폼인 실리콘투(환율 민감도가 큼)와 중소 ODM인 코스메카코리아가 거론된다.
대한항공, 왜 고유가 속에서도 이익 추정이 오르고 있나?
12월 17일 아시아나 통합 출범을 앞두고 원화 강세와 화물 운임 호조가 겹치며 이익 추정이 올라가는 중이지만, 고유가와 높은 부채는 반대로 작용하는 변수다.
대한항공의 2분기(별도) 매출은 5조 199억 원(전년 대비 25.9% 증가)이었지만 영업이익은 2,618억 원으로 오히려 34.4% 줄었다. 연료비가 전년 대비 110.9% 늘어난 탓이 컸다. 반면 화물 매출은 1.54조 원으로 46.1% 늘었다. 미래에셋증권은 3분기(연결) 영업이익을 4,887억 원으로, 전년 대비 약 210%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항공사는 비행기를 달러로 빌리거나 사고 기름도 달러로 산다. 그래서 원화가 강해지면 비용이 줄고 달러로 표시된 부채의 원화 환산액도 함께 줄어든다. 대한항공 기준으로 환율이 10원 움직이면 비용이 약 710억 원 차이 난다고 알려졌는데, 2분기 말 1,541.5원이던 원/달러 환율이 9월 29일 1,356.7원까지 내려오면서 3분기 이익 개선의 핵심 근거가 됐다. 화물 쪽에서는 AI 서버·반도체 부품과 K-뷰티 수출 물량이 늘며 운임이 연료비 상승분 이상을 메웠다. 통합 이후에는 중복 노선 정리와 기재 재배치로 연간 약 3,000억 원 수준의 비용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는 분석도 있다.
반대 조건도 있다. 브렌트유가 최근 한 달 새 15% 넘게 올라 배럴당 104달러대에 이르렀고, 환율이 다시 1,450원 위로 오르면 지금의 논리는 약해진다. 앞서 다룬 정유·화학 섹터와 정반대로, 고유가는 대한항공에는 비용 부담으로 작용한다. 마일리지 통합을 둘러싼 공정위 조사에서는 조사 방해 의혹으로 심사관이 고발 의견을 낸 상태다(최종 결론은 아직 나오지 않음).
코스피에서는 대한항공, 진에어, 제주항공, 해운사인 HMM(KB증권이 운송 대응 종목으로 함께 제시)이 관련된다. 코스닥에는 직접 관련되는 종목이 없다.
[오늘의 공부] 같은 환율인데 왜 반도체엔 나쁘고 항공엔 좋을까?
물건을 해외에 팔아 달러로 버는 회사는 원화가 강해지면 손해를 보고, 기름·비행기처럼 달러로 사고 갚는 회사는 원화가 강해지면 이득을 본다.
해외에 사는 자녀에게 매달 달러로 용돈을 보내주는 집을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원화가 강해지면(환율이 낮아지면) 같은 100달러를 보내는 데 드는 원화는 줄어든다. 부모 입장에서는 좋은 일이다. 그런데 이 100달러를 받아서 국내 통장에 원화로 저축하는 자녀 입장에서는, 원화가 강해질수록 받는 원화 액수가 줄어드니 오히려 손해다.
반도체·화장품처럼 물건을 해외에 팔아 달러로 돈을 버는 회사는 "용돈을 받는 자녀" 쪽에 가깝다. 번 돈을 원화로 바꿀 때, 원화가 강해질수록 손에 쥐는 원화가 줄어든다. 실제로 대신증권은 환율 가정을 1,450원에서 1,350원으로 낮추면서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오히려 내렸다. 반대로 항공사처럼 비행기값과 기름값을 달러로 지불하고 달러 빚까지 진 회사는 "용돈을 보내는 부모" 쪽에 가깝다. 원화가 강해질수록 갚아야 할 달러 부담이 원화 기준으로 줄어드니 이득이다. 오늘 정리한 자료에서 원/달러 환율이 1,541원대에서 1,356원대까지 내려온 같은 사건이, 반도체에는 걱정거리로 항공에는 호재로 정반대로 읽힌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앞으로 확인할 체크포인트
저장해두고 확인할 9가지
- 10월 1일 새벽 마이크론 4분기 실적(회사 가이던스: 매출 500억 달러대, 총이익률 약 86%)
- 10월 8일 삼성전자 3분기 잠정실적(보도 기준 일정)
- 10월 중순 TSMC 3분기 실적에서 설비투자·CoWoS 증설 코멘트
- 10월 19일 텍사스 데이터센터 감사 보고(Terafab 인허가 적용 여부)
- 10월 22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 10월 하순 SK하이닉스·현대모비스·HL만도·대한항공 3분기 실적
- 10월 29일 새벽 FOMC 결과
- 11월 3일 미국 중간선거(앤트로픽 상장 시점과 맞물림)
- 12월 4일 미국 폴리실리콘 관세 15%·최저수입가격 발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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